나는 공무원이 되고 싶었다.
나는 공무원이 정말 되고 싶었다. 그래서 국가기관에 입사하였다. 그러나, 결국 되지 못했다.
기간제연구원 때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무기계약직인 공무직으로 전환 되었으나..
결국 공무원까지는 되지 못했다.
공무원이 되기 위해 박사학위까지 취득하였다. 그러나 박사학위가 공무원이 되게 해주지는 않았다.
박사 공무직.. 생각보다 주변에 많다. 그러나 박사 아닌 공무원이 더 많게 느껴진다.
핵심은 공무원이 되는 것과 박사학위 취득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그럼 왜.. 나는 공무원이 되고 싶었을까?
이 생각의 꼬리의 꼬리를 물고 물어서.. 결국 다다른 곳은 나의 대학 선택이었다.
나는 사범대를 나왔고, 당연히 선생님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임용고시의 문턱을 넘지 못했고..
대학원이라는 진로를 선택하였다. 선생님은 교육공무원이고, 그래서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대한 선망이 있었던 것 같다.
여튼 국가기관에서 근무를 하는 탓에 공무원과 공무직의 모습에서 자꾸 비교를 하게 되었다.
국가기관의 핵심인력은 공무원이고 공무직은 공무원의 보조역할를 한다고 보면 쉬울 것이다.
그래서 임금체계나 복지혜택도 차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여기서 선택지가 나뉘어진다.
공무직의 노조에 가입할 것인지, 어찌되었든(?) 노력을 통해 공무원이 될 것인지.. 난 후자를 선택했으나, 쓴 맛을 보았다.
결국 박사 아닌 공무원과 마찰 아닌 마찰이 생겨.. 몇 달전까지도 생각치 못했던 이직이라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역시 이직은 결국 일이 아닌 사람 때문이었다는 것을..
공무원과 공무직의 비교
공무원과 공무직의 차이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고 이 글을 정리하고자 한다.
공무원은 국가, 지방자치단체, 국가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 기관에 속하는 직원을 말하고, 대부분 정부에서 임명된 직원으로, 대통령, 국무총리, 국무위원, 장관, 부총리, 부총리겸각부 장관,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그 밖의 법률로 정한 공무원을 말한다. 그리고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을 수행하거나 이행하기 위하여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으로서, 일반적으로 공무원법에 따라 규정된다. 결정적으로 다양한 직급과 승진제도가 있고, 연금제도 혜택을 받는다.
공무직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공무원이 아닌 직원이고, 일반적으로 공공기관의 일반적인 직원으로서, 정규직, 계약직, 용역직, 일용직 등 다양한 형태로 고용될 수 있다. 그리고 공무원법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 아니며, 고용·노동 관련 법령(근로기준법)에 따라 규제된다. 결정적으로 단일직급이고, 연금제도 혜택이 없다.
따라서, 결론은 아래와 같다. 공무원이 되고자 한다면 곧바로 공무원 시험준비를 하라! 단,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이유가 명확해야 한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난 공무원이 되고자 했던 이유가 명확하지 않았다. 주위의 분위기가 공무원이 되는 게 최고의 목표처럼 느껴졌고 나라면 이정도는 해야되지 않겠냐는 자존심이 앞섰다. 궁극적으로 내가 되고자 하는 직업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과 나의 적성, 성향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구할 때, 직업을 선택할 때 적성, 성향 같은 것을 따지면서 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목표가 구체적이고 명확할 때, 그 목표가 선의가 있거나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성격을 띤다면 더 바람직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최종 선택
난 결국 최종선택으로 비영리 민간기관에서 동료들과 의기투합하며 직장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공무원을 목표로 하였지만, 결국 공무직을 끝으로 국가기관과의 인연은 끝이 났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20대 때는 항상 불안하고 쫓기는 마음만 앞섰으며 시험준비로 정체된 삶의 연속이었다면, 30대 때는 뒤늦게 마음을 다잡고 학위과정을 거치며 국가기관에의 입성에 성공, 세상을 다 가진 듯 기뻤고 난 이곳에서 뼈를 묻겠다는 생각까지 하였으나, 40대가 되어서야 나의 편협한 생각, 고지식하고 근시안적인 사고 등이 나의 발목을 잡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난 40살을 경계로 확실한 전환점을 가질 수 있었다. 평생직장은 없고, 직업이 내 인생에 엄청나게 중요한 것이 아니며, 가족이 너무나 소중하고, 그 무엇보다 지켜야 할 것은 나의 건강, 나의 자존감임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참고로 직장생활 중 번아웃이 온다면 반드시 정신의학과 진료를 받기를 권하고 싶다. 나는 평생직장이라 굳게 믿었던 국가기관을 떠날 채비를 하는 과정에서 난생처음 번아웃을 경험하였다. 처음에는 내 증상이 벗아웃인지 몰랐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가슴이 답답하고 무언지 모를 불안이 찾아오고 사무실 공간에 있는 것 자체가 숨이 막힐 지경에 이르렀다. 평소에 하던 업무도 힘겹게 느껴지고, 머리는 잘 돌아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쉬운 결정도 잘 내리지 못하는 저를 발견하게 되었다. 유튜브, 책 등 관련 정보를 얻는 과정에서 번아웃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의 경우 '내가 열심히 해왔던 일들이 아무 의미없이 되거나, 나의 주체적 결정권 없이 수동적으로 꼭두각시처럼 움직이게 되었을 때' 무력감과 함께 번아웃이 올 수 있다는 설명이 많이 와닿았다. 정신적 아픔은 넘어져서 상처가 나는 것처럼 겉으로 표시가 나지 않기에 그 정도를 가늠하기는 참 어렵다. 그래서 쉽게 여기거나 정신력에 빗대어 이겨내려고만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정신적 아픔은 정말 무서운 것이며 반드시 정신의학과 의사선생님께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읻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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