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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를 만나는 시간

나의 20대, 30대, 40대

by 공정한 분석가 (The Fair Analyst) 2024.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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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20대 직장생활

내 직장생활은 사실 20대에는 없었다고 보는 게 맞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26살에 졸업해서, 1년은 학원강사, 3년은 대학교 조교를 하면서 20대를 넘겼다. 남들(?)과는 다르게 그렇게 치열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왜 그런가?

이제와 생각해 보면 난 지방대를 나왔다. 국립대라고는 하지만 여하튼 지방대이다. 당연히 힘들었을 수도 있는데 20대 때 안 힘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여러 가지 이유로 힘든 것이 20대이고, 20대에 힘들다는 것은 어쩌면 보편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임용고사 시험에 떨어져 졸업과 동시에 학원강사가 되었고, 밤늦게까지 수업을 하는데도 경제적으로 나아지지 않았다. 우연찮게 모교 학과에서 조교를 뽑는다고 하여 운 좋게 조교가 되었고 3년 동안 마음은 모르겠지만 육체만큼은 편하게 지냈다. 마음이 왜 불편했을까? 그것은 경제적 해결을 위해 조교를 한 것이었고 결국 임용고사를 치러야 했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해결이 되니 임용고사 준비가 느슨해진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돌아보면 아쉽지만 인정해야 하는 나의 20대는 이렇게 흘러갔다. 하지만, 지금 나와 만나는 좋은 인연들은 이 시기에 만났기에 아쉬울 뿐이지.. 후회하지는 않는다. 누군가 그랬다. 1시간, 하루, 한 달, 일 년.. 의미 없는 시간은 없다라고. 분명 잘 나가는 누군가에 비추어보면 그다지 이룬 것 없는 나의 20대였지만 어찌 되었든 지금 나를 있게 한 소중한 내 과거이자 추억이다.

 

나의 30대 직장생활

내가 30살이 되었을 때 엄청난 불안이 찾아왔다. 난 이때까지 내세울만한 직장도, 경제적 능력도 갖추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직 임용고사를 위해 경제적 활동을 어느정도 했을 뿐이지. 난 이제 후배들에게도 뒤쳐지는(?) 선배가 되어있었다. 누군가는 임용고사를 통과하여 선생님이 되어있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자신이 원하는 회사에 취업해서 잘 나가고 있었다. 그럼 나는 지금 이 나이가 되기까지 무엇을 했단 말인가? 특히 30대 초반에는 아예 결혼, 연애조차도 포기하고.. 40살쯤 되면 결혼은 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에 30대에는 무엇인가를 이루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결국 임용고사 등 여러 시험들을 내려놓고 대학원에 들어가서 학위과정을 밟기로 결심했다. 석사, 그리고 박사를 하면 취업은 될 것이고 어느 정도 경제적 상황도 나아질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다. 그렇게 나는 벤처기업 취업 겸 학위과정을 동시에 하였고, 9 to 6가 아닌 9 to 13(?)의 생활을 4년 이상 이어나갔다. 9 to 6의 의미는 다들 알다시피, 9시에 출근하여 6시에 퇴근하는 전형적인 8시간 근무패턴이다. 하지만 난 학위과정을 병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9시에 출근해서 그다음 날 새벽 1시에 퇴근하는 근무패턴을 갖게 되었다. 새벽 1시에 퇴근하면 그래도 나쁘지 않은 퇴근시간이었다. 늦을 때는 새벽 3시가 다 되어갔는데 이 시간을 넘기면 다음날 출근이 어려웠기 때문에 새벽 3시가 데드라인으로 잡았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나의 세상은 좁았고 나의 신부를 만나게 되면서 나의 세상은 넓어졌고 직장을 옮기면서 결혼에 골인하게 되었다. 30대 중반이 넘으면서 이제야 보통의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너무 다행이라 생각했다. 연애조차도 못할 것 같았던 내가 연애도 하고, 결혼까지 했으니 말이다. 나의 30대 마지막은 박사학위 취득, 딸쌍둥이 출산과 함께 행복하게 막을 내렸다. 

나의 40대 직장생활(현재 진행중)

나의 40대 시작은 30대의 마지막과는 정반대였다. 정년까지 다닐 것만 같았던 회사를 갑자기 이직하고, 정신적인 질환을 얻게 되었으며, 이직한 회사에서 더 큰 시련을 겪게 되었다. 다행히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나는 회복기를 거쳐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다. 군대를 다녀오면 느끼는 것이 먼저 군대를 다녀온 예비역 선배들이 대단하게 보이는 것이다. 나이를 40살 이상 먹게 되니.. 이제 인생의 선배님들이 나이를 먹는 것 자체로 존중받을 이유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장유유서'라는 말이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참 많은 일들을 겪게 된다. 영원히 좋은 것도 없고 영원히 나쁜 것도 없다. 좋을 때도 있고 어려울 때도 있는 것이다. 그게 인생이다. 그리고 그 누구도 똑같은 인생의 길은 없다. 세상 모든 일들은 자기 자신이 느끼기에 상대적이고 오롯이 나 자신이 감당해야 한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대학교 1학년 때 과방에 '날적이'라는 것이 있었다. 나의 선배들이 적어놓은 일상의 이야기들이 솔직하게.. 적나라하게 적혀있다. 그땐 나도 자주 적었던 것 같고 그전에 적혀있던 날적이 내용도 읽어보았었다. 결국 선배들이 고민했던 내용, 힘들어했던 내용이 많은 부분 겹쳐있었고 반복됨을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의 일생도 이와 같다는 생각이다. 물론 각자의 색깔과 질감으로 다르게 표현될 수 있겠지만 큰 틀에서 반복되는 패턴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마이너스가 있으면 플러스가 있을 것을 기대할 수 있고, 플러스가 있다면 마이너스에 대해 대비하고 준비할 필요도 있다. 그래서 난.. 오늘이 너무나 감사하고, 가족이 소중하고, 내 건강이 중요하고, 앞으로의 미래도 기대된다. 그렇게 우리는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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