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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담배&금연

담배연기 속 유해성분은 도대체 무엇인가?

by 공정한 분석가 (The Fair Analyst) 2024.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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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질문. 담배를 피우다 끊은 사람이 주변에 있는가? 아님 당신 본인이 담배를 피우다 끊었는가?
2번 질문. 이 놈의 담배를 왜 피우며, 그 안에 유해성분이라는 것이 있다는데, 그게 무엇인가?
 

1번 질문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답부터 말하면 난 정확히 11년 전에 담배를 끊었다. 대학에 들어가면서 대학동기로부터 담배를 배운 후 약 10년간 피었었다. 주로 당구장에 가거나 음주할 때 많이 피고, 평상시에는 가끔 피는 정도였다. 군대에 있을 때는 말년에 너무 시간이 안 가 담배를 억지로 피웠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준비를 하다 대학원에 진학하여 전일제 학생으로 공부를 하던 도중.. 아주 가까운 혈육을 잃고 난 실의에 빠졌었다. 그때 당시 난 영양제를 이것저것 구입하며 내 삶에 대한 활력을 불어넣고자 마음먹고 있었는데, 그 혈육은 마음의 병을 앓고 삶에 대한 활력을 잃고 있었던 것 같다. 슬픈 마음으로 그를 떠나보냈지만, 말로 표현하기도 어렵고 가늠하기도 어려울 힘겨워하는 부모님을 생각하고, 남은 나라도 건강히 부모님 곁에 있어야겠다는 다짐이 자연스레 금연으로 이어졌다. 흡연자들은 다들 느끼겠지만 담배를 끊는다는 것은 없고 단지 담배를 쉰다고 볼 수 있다. 그럼 난 11년째 담배를 쉬고 있다. 담배를 제대로 쉬려면 어떤 상황에도 예외를 두면 안 된다. 술 먹을 때만 핀다? 식후 땡일 때만 핀다? 볼일 보러 갈 때만 핀다? 이런 예외상황을 두면 담배를 절대 끊기 어렵다. 나의 경우 특별한 정신적 이벤트가 있어서 가능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언제까지나 나 자신과의 약속, 의지가 중요한 것 같다. 굳이 마이너적인 부분을 하나 더 언급하자면 난 담배가 잘 맞지 않긴 했다. 담배가 막.. 맛있고 막.. 당기고 이럴 정도로 중독성이 높지는 않았던 것 같다. 물론 중독성과 습관성을 구분 지어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난 중독성보다는 습관성이 강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담배 끊겠다고 주변에 선언하고 난 이후 1~2년은 주변 친구들이 믿어주지도 않고 살짝 놀리며 담배를 권하기도 했었다. 7~8명의 지인들이 모였는데 그중 비흡연자는 나 하나였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꿋꿋이 담배를 입에 물지 않으니,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날 비흡연자로 인정해 주었다.
요즘 많이 느끼는 사실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주변에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는 나의 주변상황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이전과 다른 점은 결혼, 출산, 직장 내 흡연자 거의 없음 등을 들 수 있다. 결혼을 했으니 주변 친구들, 특히 흡연자 지인들과의 만남이 줄었고, 딸들이 태어났으니 육아 환경은 담배와 거리가 많이 멀 것이며, 이직한 새 회사는 흡연자가 거의 없으니 담배냄새를 맡을 일은.. 어쩌다 길을 가다 길거리에서 피는 흡연자의 담배연기 정도? 가 담배연기를 경험하는 전부이다.
 

2번 질문으로 가보자.

왜 담배를 피우며, 그 안에 들어있다는 유해성분.. 이것들은 무엇인가? 난 10년간 담배성분을 연구하였고 담배성분을 관련주제로 하여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 때는 담배가 나의 전부였고, 나의 미래였다. 물론 지금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만큼 담배에 애착이 많았고, 그래서 담배를 끊었다고도 볼 수 있을까? 이건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 난 담배를 연구하면서 끊었다고 믿고 싶다. 내가 연구한 분야라고 과학적으로만 접근하고 싶진 않다. 담배는 우리 아버지와 끊을 수 없는 인연이 있다. 담배는 무서운 중독성을 갖고 있음을 난 아버지를 보고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무서운 담배와의 인연의 끝은 아픔과 절망에 맞닿아있다는 사실도 말이다. 결국 아버지는 2004년 담배로 인해 쓰러지셨다. 불과 50세 즈음의 나이에 말이다. 쓰러지시기 1~2년 전 20년 넘게 다니신 회사를 IMF 여파로 퇴직하시고, 담배와 믹스커피를 줄곧 피시고 드셨다. 물론 운동을 하지 않으셨고.. 아파트 베란다 한 구석 검은 비닐봉지에 가득 쌓여있던 담배꽁초가 아직도 기억이 난다. 이 모습을 보고 자란 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배를 10년간 피웠었다는 사실이 나도 새삼 대단하고 한편으로 끊은 상태라 다행이다. 아버지께서는 고혈압으로 쓰러지셨고, 그 과정에서 뇌졸중이 왔고 오른쪽 다리에 마비가 왔어서 현재 거동이 불편하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이런 담배를 왜 피우는 것일까? 물론 내 경험에 비추어보면 술을 많이 먹을 때보면 내가 술을 먹은 게 아니라 술이 나를 먹었다고 표현한다. 담배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사람이 담배를 피는 것이 아니라 담배가 사람을 먹은 상태인 것은 아닐까?
 

현재 흡연하는 사람에게 담배가 안 좋다, 위험하다, 계속 피면 큰일 난다 등등 흡연에 대한 경고를 날려도 그들은 잘 듣지 않고 들으려 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일단 담배에 대한 인식 자체가 나의 기호식품이고 이게 없으면 당장 안되기 때문에 흘려듣는 것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아직 담배의 공격을 받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통계적으로 담배로 인해 질병 또는 고통을 겪은 사람들은 전부는 아니지만 아주 높은 비율로 금연을 유지하고 있다. 바로 경험이 가장 영향력이 큰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경험을 어떻게 흡연자에게 심어준단 말인가? 직접경험은 불가하니 간접경험을 주는 것이고 이 방식이 담뱃갑 경고문구/그림, 금연광고, 금연캠프 등인 것이다.
요즘 세상이 어지러워 담배에 대한 이슈를 낼 여지가 없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못 본 지 꽤 된 것 같은데 흡연율이 낮아졌다거나 금연효과가 높아졌다는 내용은 없었다. 이는 결국 스스로 깨우친 소수만이 담배로부터 탈출이 가능하다는 말인가? 담배연기 안에 발암물질인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을 포함하여 수천 가지 유해성분이 들어있다고 한들 흡연자들이 꿈쩍할 것인가? 연초담배/궐련담배뿐만 아니라 전자담배, 궐련형 전자담배도 마찬가지로 모두 유해성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담배일 뿐이다. 앞으로 더 많고 다양한 유해성분이 출현할 것이다. 그 성분들은 독성에 대한 정보도 없이, 정확한 독성정보가 나오기도 전에 우리가 흡입할 수도 있다는 사실.
 
프란츠 카프카는 말했다.

"삶이 소중한 이유는 언젠가 끝나기 때문이다."

소중한 삶을 빨리 끝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것도 아프거나 괴로운 상태를 겪다가 일찍 끝내고 싶은 사람은 더더욱 없을 것이다. 내 몸을 누구보다 소중히 생각해야 할 사람은 바로 나 자신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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